당구

[스크랩] 코팅제에 대하여

비구름달 2011. 3. 20. 19:33
<코팅제에 대하여>

당구클럽을 운영하시는 많은 분들께서 궁금하게 여기시는 것 중의 하나가 이 코팅제의 역할에 대한 것일 듯 합니다. 2회에 걸쳐 연재하였던 '나사에 대하여', '나사 관리방법에 대하여'라는 두 글을 보신 많은 분들의 문의에 따라 코팅제에 대한 이야기를 이번 호의 주제로 정하였습니다.

코팅제를 어떻게 사용하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을 수 있으며 오랜 기간동안 클럽을 운영해 오신 분들은 각기 나름대로의 방법을 가지고 계신 것이 사실입니다. 왁스나 물, 기타 여러 가지 첨가물을 섞어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클럽마다 차이는 있습니다만 나사를 교체하고 난 후 일정 기간동안은 코팅제 등의 도움이 없이도 공의 구름이 매끄럽고 원활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사가 만들어지는 가공 공정 중에 일정한 유분(油分)이 첨가되며 이 유분이 공과 나사 사이에서 윤활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의 활주에 의해, 또는 먼지 등을 청소하는 과정에 의해 시간이 지나갈수록 이 유분은 사라져갑니다. 윤활작용을 해주던 유분이 감소해가는 것에 따라 공의 구름도 점차로 둔탁해지고 원활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때 코팅제를 사용하는 것은 효과적인 대응방법입니다. 코팅제의 주성분은 물과 실리콘유(Silicone油)이며 적절한 비율로 배합된 실리콘유가 소실된 유분의 역할을 대신하게 됨으로 해서 공의 구름이 다시 원활해지게 됩니다. 실리콘유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비교적 저중합도의 노르말 사슬 모양의 폴리디메틸실록산이다. 화학적으로 안정하며 발수성(撥水性)도 있고, 온도에 따라 점성도가 변화하지 않아서 저온에서도 굳지 않는다. 따라서 윤활유·발수제·절연유에 적당하다.'라고 설명되고 있습니다.

흐리거나 비오는 날에 코팅제를 사용해주면 더욱 효과가 크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공기 중에 포함된 습기가 많으면 나사의 올이 죽으면서 공의 구름이 불규칙하게 튀는 것이 사실이며 이런 경우 미리 코팅제를 사용하게 되면 주성분인 실리콘유의 발수성질에 의해 습기가 나사지 표면을 덮는 것을 상당부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코팅제의 광고를 보면 '흰 반점 제거'라는 문구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나사지 위에 찍히게 되는 하얀 반점들은 공과 공, 공과 석판의 충돌에 의해 나사에 전달된 충격 때문에 생겨나게 되며 실리콘유가 유분을 보충하는 과정에서 이 반점들이 원상태로 복원되게 됩니다.

실리콘유 외에도 코팅제에는 다른 성분들이 더 포함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공의 회전력을 더 증가시키기 위해 왁스성분을 첨가하는 경우도 있으며 장기간의 유통기간동안 변질되지 않도록 약간의 방부제도 포함됩니다. 정전기가 발생하여 공에 먼지가 ane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섬유 유연제 성분을 첨가하는 제조사도 있습니다. 섬유 린스 등으로 불리는 섬유유연제는 음이온을 띠고 있는 섬유에 양이온 계면활성제를 흡착시켜 정전기를 전기적으로 중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코팅제를 사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스프레이로 도포하는 방법도 있고 수건 등을 적셔서 직접 나사를 닦아내는 방법도 있으며, 코팅제만을 사용하는 경우와 왁스 및 섬유 유연제를 섞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코팅제와 기타 첨가 용제들 간의 화학적인 부작용은 확인되어진 바가 없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사용법이라면 스프레이로 테이블 위 약 30센티미터 위에서 나사 표면에 이슬처럼 맺힐 정도로 골고루 도포한 후 코팅액이 스며들 수 있도록 적당한 시간이 지난 후 깨끗한 마른 천으로 닦아내는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도포의 양과 주기라고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매일 매일 코팅을 해주는 것이 나쁘지 않습니다만 그 부작용은 천을 뒤집어서 사용하는 경우에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나사의 윗면에 도포된 코팅제와 왁스 등은 청소 과정과 공기에 대한 노출로 인하여 날아가 버리지만 천 뒤집기를 하게 되면 밑으로 스며들었던 성분들이 보이지 않는 코팅 막을 형성하여 공이 미끌어지는 현상을 나타내게 됩니다. 자동차 타이어가 빙판위에서 헛바퀴를 도는 것과 같은 현상으로, 공의 회전은 많지만 활주거리와 스피드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부작용을 많이 겪어 오셨던 많은 클럽주 들께서 '나사 관리방법에 대하여'라는 글을 읽으시고 효과적인 대처 방법이 없는지를 문의해 오셨습니다.

이런 경우에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계면활성제를 주성분으로 하는 당구대 세척제를 사용하는 것도 추천할만한 방법입니다. 위에 말씀드렸던 섬유유연제에 사용되는 계면활성제와는 다른 성분입니다. 계면활성제는 음이온 계면활성제, 양이온 계면활성제, 양쪽성 계면활성제, 비(非)이온 계면활성제 등으로 분류되는데, 섬유유연제에는 양이온 계면활성제가 사용되며 세척제 용도로는 폴리에틸렌글리콜 등의 비이온 계면활성제가 사용됩니다. 이 비이온 계면활성제는 세척력, 분산력, 삼투력, 기포력(起泡力) 등의 성질을 띠는데 나사지 표면을 덮고 있는 지저분한 때, 코팅제와 왁스 등의 잔여성분을 섬유와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 당구대 세척제를 사용하는 방법은 코팅제의 도포방법과 거의 동일합니다. 도포한 세척제가 각종 오물을 나사에서 분리할 수 있도록 약간의 시간적인 여유를 둔 후에 깨끗한 물수건으로 닦아내어야 원래 의도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천 뒤집기를 하기 전에도 세척제를 사용하여 코팅제 및 왁스 성분 등이 밑으로 스며드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세척제는 코팅제와 다른 성분이며, 사용의 주 목적이 세척인 만큼 흰 반점 제거 및 유분 보충을 위해서는 코팅제를 함께 사용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혼합하여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세척제를 사용하여 오염된 나사 표면을 깨끗하게 한 후 코팅제를 도포하여 유분을 보충해서 공의 구름을 원활하게 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나사의 한쪽 면을 잘 관리하여 오래 사용하고 교체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합니다만 천 뒤집기를 선호하시는 분들의 경우 뒤집기의 시기를 잘 조절하는 것으로 코팅제나 왁스 성분의 침착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나사 전체 사용기간의 절반을 나누어 뒤집기를 하는 것보다 앞면 사용 기간을 짧게 가져감으로 해서 다른 면의 컨디션을 최적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한쪽 면으로 3개월, 다른 한쪽으로 3개월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2개월, 4개월로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나사의 등급에 따라 이 코팅제와 세척제의 활용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울(Wool) 함유비율이 높은 고급지일수록 코팅제 등의 효과는 커지게 되며, 반대로 나일론과 폴리에스테르의 비율이 높은 하급지의 경우에는 그 발수성으로 인하여 코팅 및 세척성분이 제대로 침투하지 못하기 때문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당구리포트는 코팅제와 세척제 전문가이신 남영T&C의 이홍묵 대표님과 삼풍화학의 박지현 대표님의 도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취재를 도와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출처 : 당구예찬&동그라미 모임
글쓴이 : 장도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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