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가 저산소 조건(hypoxia)에 놓일 경우 암의 전이(metastasis)가 촉발되는 변화가 생길 수 있는데, 이 같은 기전에 필수적인 단백질이 미국과 독일의 과학자들에 의해 동정됐다. 연구 결과는 영국의 저명한 학술지 “네이처(Nature)”, 4월 27일자(440권, 7088호, 1222-1226)에 발표됐다.
암세포가 저산소 상태에 놓였다는 것은 글자 그대로 암세포가 가용할 수 있는 산소의 양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상태가 되면 LOX(lysyl oxidase)라는 효소 단백질이 활동을 개시하는데, 이로 인해 종양이 최초 발생 장기나 조직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전이 현상이 탄력을 받게 된다. 따라서 LOX 효소의 활동을 적절히 억제함으로써 암에 대한 치료 효과를 유도하는 것이 가능하다.
저산소 상태는 혈액을 통해 이송되는 산소의 공급이 세포조직이나 종양이 요구하는 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할 때 생긴다. 이 같은 저산소 상태에 놓여 있는 종양은 체내 여러 부위에서 발견된다. 이번 연구는 유방암과 두경부암(head and neck tumor) 등을 대상으로 저산소 상태에 놓인 종양의 전이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선발했는데, 그 결과 동정된 것이 바로 LOX이다. 전이 가능성이 높은 종양의 경우 LOX 활성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LOX 활동을 차단할 경우 거둘 수 있는 치료 효과에 대한 검증도 시도했다. 이를 위해 사람의 암세포를 조작해 LOX 발현이 정상보다 높도록 유도한 후 실험용 생쥐에 이식시킨 다음 LOX 활동을 인위적으로 억제할 경우 나타나는 변화를 조사했다. 억제 방법으로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이 병용됐는데, 실험 결과 종양의 전이 능력이 감소하는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주목할 점은 종양이 저산소 상태에 놓였는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방법과 LOX를 억제하는 방법을 함께 활용할 경우, 효과적인 암 전이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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